2019년에 개봉한 영화 돈은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청년들이 겪는
‘투자’와 ‘생존’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작품입니다. 증권가 내부의 은밀한 거래, 빠르게 벌 수 있는 돈의 유혹,
그리고 그 속에서 도덕성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이 영화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단지 영화로 소비되기에는 아깝고, 실제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투자
영화는 취업에 성공한 평범한 청년 조일현(류준열 분)의 시선으로 시작됩니다.
학벌도, 배경도 뛰어나지 않지만 간신히 증권사에 입사해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그는,
그 자체로 지금 현실 속 수많은 청년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월급은 적고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그는 빨리 부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살아갑니다. 이때 나타나는 인물이 바로 '번호표를 주는 남자'(유지태 분)입니다.
정체불명의 이 남자는 조일현에게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법 투자 제안을 합니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그는 갈등하지만 결국 ‘한 번만’이라는 유혹에 무너지고 맙니다.
여기서 이 영화가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조일현이 선택하는 과정이 매우 인간적이라는 점입니다.
그는 나쁜 사람이 아니며, 오히려 현실의 벽에 부딪힌 보통 청년입니다. 그가 욕심을 품게 되는 과정은
사회가 그에게 끊임없이 성공을 강요하고, 그 성공의 길은 돈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강제한 결과처럼 느껴집니다.
많은 청년들이 조일현처럼 ‘빠른 길’에 대한 유혹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영화는 이 심리를 날카롭게 파고들며,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또한, 영화는 불법 정보가 돈이 되는 세계에서, 윤리나 법이 얼마나 무력화되는지를 보여줍니다.
투자 세계의 뒷면, 권력자들이 정보를 독점하고 일반 투자자들을 어떻게 희생시키는지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단지 개인의 욕망이 아닌 구조적 문제도 함께 지적합니다.
리스크
초반에는 단순한 도전처럼 보였던 조일현의 행보는 점점 무거운 그림자로 바뀝니다.
처음엔 한두 번의 투자로 수천만 원의 이익을 보며 ‘성공’의 맛을 보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는 통제 불가능한 위험 속으로 빠져듭니다. 내부 거래는 점점 더 대담해지고, 법망을 피해 가는 기술도 복잡해지며,
그와 함께 따라오는 감시와 압박 역시 조일현을 옥죄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주식이라는 자산이 가진 이면을 매우 현실감 있게 드러냅니다.
주식은 흔히 ‘손익’이라는 단순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지지만, 그 배경에는 기업, 내부정보, 심리, 시장의 흐름 등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높은 수익에는 반드시그에 상응하는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입니다.
조일현은 처음엔 단지 돈을 벌고 싶었던 청년이었지만, 어느새 법의 감시 대상이 되어 있고,
목숨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보며 관객은 주식 투자에서의 윤리적 기준,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책임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요즘처럼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등
자산 투자가 생활화된 시대에는, 영화 속 조일현의 모습이 결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쉽게 간과했던 경고를 눈앞에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공감
영화 돈이 인상적인 이유는, 단지 금융 스릴러로서 긴장감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구조 자체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조일현은 그저 욕심 많은 개인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한 인물입니다. 그가 겪는 유혹과 몰락의 과정은 개인의 도덕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층이 얼마나 비정한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회적 고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영화는 청년 실업, 소득 불균형, 금융 문맹 등의 문제를 간접적으로 드러냅니다.
조일현은 단지 투자 지식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제대로 된 교육이나 가이드라인을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거대한 금융 시스템에 노출된 것입니다. 이는 오늘날 20~30대가 겪고 있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어렵고, 어렵게 취업해도 안정된 삶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빠른 길’을 제시한다면, 과연 그것을 뿌리칠 수 있을까요?
또한 영화는 "성공은 결국 돈"이라는 메시지를 비판합니다. 화려한 슈트를 입고 고급 차량을 타며
대기업 회장들과 회의하는 조일현의 모습은 언뜻 보면 성공의 아이콘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은 불안정하고 위험한 삶입니다.
겉만 번지르르한 성공 모델이 얼마나 위험한 환상인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이처럼 영화 돈은 단순한 서사 이상의 질문을 던지며, 진짜 성공과 부는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게 합니다.
영화 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청년들이 겪는 갈등, 욕망, 그리고 선택의 무게를 매우 현실감 있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투자와 금융에 관심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삶의 방향성과 윤리에 대해 고민 중인 모든 이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단기 수익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준'이며, 영화는 이를 잊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이 영화를 통해 ‘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